"나는 이렇게 아파트를 4천만 원 싸게 샀다 -진짜 급매 찾기부터 협상까지 실전기"
2024년 겨울, 나는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이혼 후, 전 남편과 공동명의로 된 아파트는 아직 팔리지 않았고, 당장 이사도 못 가고, 전세 보증금 마련도 빠듯했다.
그런 내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실거주용 아파트를 싸게 사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수천만 원이 오가는 거래, 매물마다 붙는 세련된 문구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진짜로 싸게 살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지금부터 내가 실제로 4천만 원 싸게 산 이야기, 그리고 급매물 찾기부터 협상까지의 실전 노하우를 솔직하게 공유해보려 한다.
1. 예산 4억, 선택지가 좁아진 현실
내가 가진 자금은 약 5천만 원. 전세보증금도 없고, 매도도 안 된 상황에서 중도금 대출과 LTV를 고려해 4억 초반 이내에서 아파트를 찾아야 했다.
위치는 아이의 학교와 통학 거리를 고려해 경기 수원시 정자동 일대로 좁혔다.
하지만 막상 포털에서 “수원 아파트”라고 검색해보면 4억 이하 매물은 대부분 오래된 구축, 저층, 외곽, 비선호 지역이 많았다.
그때부터 나는 ‘급매물’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 급매물, 인터넷에 다 나와 있지 않다
초반에는 네이버 부동산, 직방, 호갱노노를 하루에도 수십 번 들여다봤다.
“급매”, “가격인하”, “전세 낀 매물” 등 필터링을 걸어가며 보았지만, 실속 있는 매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한 동네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진짜 급한 집은요, 네이버엔 아예 안 올라옵니다. 말로만 거래되는 것도 많아요.”
그날 이후, 나는 하루 3곳 이상 중개업소를 직접 방문하며 발품을 팔았다.
지역 중소형 공인중개사들이 알고 있는 급매가 더 많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다.
3. 드디어 찾은 ‘진짜 급매’ 매물
수십 곳을 돌며, 조건이 맞을 듯 말 듯한 아파트들을 보고 또 봤다.
그러던 중 어느 중개사무소에서 이 말을 들었다.
“어제 나온 매물인데요, 5억 5천짜리를 5억 1천까지 내렸어요.
매도인이 급히 다른 집 계약해서 잔금이 급하대요.”
나는 바로 다음 날, 해당 매물을 직접 보러 갔다.
남향, 1층, 24평, 초등학교 도보권, 주변 시세는 5억 5천~5억 7천.
단점은 다소 저층이고, 내부 수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난 이미 실거주라 층수에 민감하지 않았고, 인테리어는 직접 고칠 계획이었다.
4. 매도자와의 심리전 – 협상 포인트를 찾다
이 아파트가 시세보다 4천만 원 이상 저렴하게 나왔지만, 더 깎을 수 있을까?
나는 근처 동일 단지의 실거래가를 캡처해 가지고 갔다.
실제로 한 달 전 거래된 같은 평형 매물이 5억 2천에 거래된 내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근처 비슷한 집이 5억 2천인데, 이 집은 리모델링도 필요하니까 5억에 하면 어떨까요?”
중개사는 중간에서 매도자와 통화했고, 결국 5억 5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시세 대비 약 4천만 원 저렴하게 매입한 셈이다.
5. 숨은 비용도 꼭 확인해야 한다
싸게 샀다고 끝이 아니다.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전입세대 열람, 중도금 대출 여부, 취득세 계산까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나는 이 집에 기존 임차인이 있었지만 곧 이사 나가는 조건이었고, 대출도 없어 잔금 처리도 수월했다.
하지만 한 매물은 급매였지만 잔금 시기가 꼬이고 세입자도 2년 계약이 남아 있어 포기한 적도 있었다.
6. 계약 타이밍이 가격을 바꾼다
내가 계약한 시점은 6월 중순, 부동산 비수기였다.
매수 문의가 뜸하니 매도자도 초조해진다.
또한 금리 인상 예고 뉴스가 터졌을 때, 시장 분위기는 관망이었고, 이때를 노려 계약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 타이밍 + 매도자의 사정 + 실거래가 근거 = 성공적인 협상
7. 입지보다 나에게 맞는 조건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교통”, “학군”, “역세권”을 강조하지만,
내게 중요한 건 아이와의 안정된 생활, 예산 내에서 꾸준히 유지 가능한 집이었다.
지금은 집에 들어올 때마다 마음이 편하다.
시세보다 싸게 샀고, 원하는 위치고, 내 이름으로 된 내 집이다.
✅ 요약 정리 – 실전 급매매 성공 전략 7가지
1. 지역 설정 | 통학, 생활권 우선 고려 |
2. 급매 탐색 | 발품 필수, 중개사 직접 방문 |
3. 실거래가 분석 | 데이터로 협상 근거 만들기 |
4. 조건 유연성 | 층수·인테리어 타협 |
5. 숨은 비용 점검 | 세금, 대출, 세입자 꼼꼼 확인 |
6. 계약 시기 조절 | 비수기와 금리 이슈 활용 |
7. 감정적 안착 | 나에게 맞는 집 찾기 |
📝 마무리하며
아파트를 싸게 산다는 건 단순한 ‘운’이 아니라 전략, 정보, 그리고 끈기다.
물론 100% 만족하는 매물을 싸게 사는 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한 뒤, 끈기 있게 발품을 팔면 누구나 좋은 조건의 집을 만날 수 있다.
이 글이 지금 집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처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분들께,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